피양옥 여의도 주말 점심

피양옥 여의도 주말 점심 / 최고기온 21도를 찍은 토요일 오후. 여의도에서 볼일을 마치고 점심 먹을 장소를 찾았다. 포메인 쌀국수를 먹을까 열빈에서 짬뽕을 먹을까 고민하다 결국 들어간 곳은 피양옥이었다. 커다란 창문에 붙어있던 만둣국과 냉면에 이끌려 들어 갔다. 

피양옥 여의도 주말 점심

‘피양옥이라니, 평양집이라는 뜻일까?’ 이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신기한 복층구조를 한 가게였는데, 약간 연식이 있어 보이는 곳이었다. 그래도 점심시간이라 손님이 제법 있어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사진을 찍기 좀 애매한 구조기도 했다.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끄트머리에 ‘본 업소의 모든 육수는 국내산 한우를 사용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메밀로 중국산을 쓰는 걸 빼면 다른 것들은 다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었다. 

가격대는 대부분 식사류가 ₩13,000~₩14,000 정도 했다. 특이한 것은 만두나 녹두전, 냉제육과 냉수육을 반만 팔기도 하는 것과 온수육 냉수육을 가격차를 두고 따로 팔고 있다는 점이었다. 

피양옥 여의도 주말 점심 피양옥 메뉴
피양옥 메뉴

우리는 물냉면과 만두국, 그리고 녹두전 1/2장을 주문했다. 늘 그렇듯 얼른 사진 찍고 먹는데 집중. 다른 사진은 없다. 그래도 이제 먹기 전에 사진 찍을 생각이 나니 많이 발전했다. 

피양옥 여의도 주말 점심 물냉면
피양옥 물냉면

물냉면이 먼저 나왔다. 맑은 육수에 메밀면 사리가 똬리를 틀고 앉았고, 그 위로는 제육 한 점과 수육 한 점, 그리고 삶은 달걀 반 개가 얹혀 있다. 동동 떠 있는 것은 무김치와 절인 오이, 그리고 약간의 파.

옛날에는 평양냉면에 달걀을 삶아주지 않고 곱게 채 썰은 지단을 소복이 올려줬었는데. 그러면 국수와 달걀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요즘은 다들 바쁘고 인력도 딸려 기대할 수 없는 풍경이 되어 좀 아쉽긴 하다. 다시 보긴 어렵겠지. 

물냉면은 평양냉면이 으레 다 그렇듯 맛이 없는 맛이었다. 맛이 없어서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아무 맛도 없다는 뜻이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인 혀로는 도저히 맛있다 할 수 없는 그런 맛이다. 짠맛도 단맛도 신맛도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에 동생을 데리고 을밀대에 갔을 때 얼마나 실망하던지… 그래도 유진식당에선 좀 반응이 다르긴 했지만. 여기 데리고 와도 또 같은 반응일 것 같았다. 

피양옥 여의도 주말 점심 만둣국
피양옥 만두국

사진은 이렇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좀 더 붉은 기운이 많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비주얼이었다. 뜨끈뜨끈한 국물을 한 숟갈 떠먹고 음미한 다음, 만두를 다른 접시에 덜어 잘라본다. 두부를 풍성하게 넣고 빚었다. 대신 빨간 김치는 들어가지 않았다.

국물은 가늘게 쭉쭉 찢은 양지머리 고기가 들어있어 맑으면서도 붉은 기가 돈다. 무친 고기가 들어가서 그런지 냉면보다는 간이 있는 편이다. 어릴 적, 설날이면 고모네 집에 가서 먹던  만둣국이 떠올라 반가웠다. 여기도 지단을 좀 넣었으면 좋았을 텐데. 골패쪽 같이 네모난 지단이 들어있던 고모의 만둣국이 그립다.

피양옥 여의도 주말 점심 녹두전 1/2
피양옥 1/2 녹두전

반쪽자리 녹두전이 나올줄 알았더니, 모양은 온전한 동그라미를 하고 있다. 그저 분량만 1/2일뿐인가 보다. 금방 부쳐 나와 따끈따끈한 것이 바삭하고 고소해 나름 맛있었다. 

밥을 먹다 창밖을 내다보았다. 하늘은 저렇게 푸른데, 날은 이렇게 좋은데, 미세먼지가 최악이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미세먼지에 취약한 내 눈은 이런 날이 괴롭다. 길을 걸을 땐 샛눈을 뜨고, 인공눈물을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씻어주는데도 뻑뻑하다. 알러지가 나을만하면 또 등장하는 미세먼지가 괘씸하다. 서해가 동해만큼 넓었으면 우리나라 공기도 일본처럼 깨끗했을까. 에잇.

피양옥 여의도 주말 점심 창문밖 풍경
밥먹다 바라본 하늘은 미세먼지라곤 없을 것 같이 푸르다

피양옥 메뉴

  • 물냉면, 비빔냉면, 만둣국, 육개장 ₩13,000 (냉면사리 ₩9,000)
  • 만두, 녹두전 ₩14,000 (1/2은 각 ₩7,000)
  • 어복쟁반 大 ₩120,000 小 ₩90,000
  • 불고기 ₩35,000
  • 온수육 ₩50,000
  • 냉수육 ₩30,000 (1/2 ₩15,000)
  • 냉제육 ₩36,000 (1/2 ₩18,000)
  • 송이버섯 시가
  • 능이버섯 ₩30,000
  • 고기추가 ₩60,000

냉제육이 냉수육보다 비싸다. 추가하는 고기는 6만 원이나 하는데, 어디에 추가하는 고기일까? 그때 생각났으면 물어보는 건데 그랬다.

피양옥 위치 정보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1층
  • 전화 : 027856981
  •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1시~ 오후 10시 (브레이크 타임 3~5시)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금성관 나주곰탕 – 북창동 남대문시장 점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