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난방비 관리비 아끼면서 따뜻하게 겨울나기’ 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올랐다. 정말 올랐다. 도시가스 요금도 오르고, 전기요금도 올랐다. 각종 원가가 오르니 모든 물가가 덩달아 오른다. 알뜰하게 살면서 쪼들리는 느낌은 주지 않는 살림의 지혜가 필요하다. 내가 살림의 고수는 아니지만, 난방비 폭탄이라 이구동성인 상황에서 따뜻하게 지내면서 비교적 충격을 덜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나눠보고자 한다.
1. 도시가스 요금 & 관리비
이번 1월 31일 빠져나갈 도시가스 요금은 85,640원이다. 작년 12월 6일부터 1월 5일까지 12월에 사용한 분량에 대한 요금이다.
이번 1월에 사용한 것을 조회에 보니, 75세제곱미터를 사용해 70,770원어치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다음 검침일인 1월 5일까지는 일주일 정도 더 남았으니, 대략 여기에 23, 590원 정도를 더한 94,360원이 1월분 요금이 될 것 같다.
1월 31일 내야 하는 12월분 관리비는 153,700원이고, 그중 전기요금은 40,100원이다. 여기에는 공동전기료, 승강기 전기료, 티비 수신료가 포함된다. 우리 집에서만 쓴 요금은 27,800원이다.
성인 넷이 매일 샤워하고 가전도 다른 집이나 다를 바 없다. 정수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드럼 세탁기가 늘 돌아간다. 텔레비전은 가끔 켜지만, 그보다 에어 프라이어, 전자레인지가 더 자주 돌고, 데스크탑 컴퓨터가 2대, 노트북이 4대, 스마트폰 4대, 스마트 워치, 에어팟, 태블릿은 돌아가며 늘 충전 중이다. 아,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도 교대로 돌아간다. 식구 중 두 사람은 밖으로 출근하고, 나머지 둘은 재택이다. 실내 온도는 늘 22~23도를 유지한다. 난방비가 예년보다 많이 오르긴 올랐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걱정했던 것처럼 폭탄 맞은 수준은 아니다.
2. 난방비 관리비 아끼면서 따뜻하게 겨울나기
가. 전기요금 줄이기
1) 효율 좋은 제품 구입
필요한 걸 안 쓸 수는 없지만 쓰지 않은 걸 내기는 싫어서 하는 노력이 몇 가지 있다. 먼저,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가능한 효율이 좋은 제품, 절전이 가능한 제품을 고른다. 조명은 새로 사야 하는 것부터 가능한 LED 램프로 바꿔가고 있다.
2) 코드 뽑기
그다음은 안 쓰는 기구의 코드를 뽑아 놓는다. 그때마다 뽑았다 꽂았다 하는 것은 불편하니 개별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을 이용한다. 의외로 이 부분이 전기요금을 차이 나게 한다. 전원 표시 가운데 ⓛ 로 표시된 것은 예비전력이 필요 없지만, 원이 열려있는 표시는 예비전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런 제품의 코드를 그냥 꽂아 놓으면, 내가 그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꺼놓아도 그 제품은 놀면서 늘 전기를 잡아먹고 있는 셈이다. 줄줄 새는 전기를 막으려면 코드를 뽑아 놓자.
3) 냉장고, 전기밥솥
냉장실과 냉동실에 음식을 넣는 방법을 바꿔도 전기요금이 절약된다고 한다. 냉동실은 꽉 채우는 느낌으로, 냉장실은 헐렁하게 비우는 느낌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기밥솥은 취사할 때만 이용한다. 보온 된 밥은 마르고 색이 변해 밥맛이 떨어진다. 차라리 다른 그릇에 퍼놓았다가 전자레인지로 데우든지 쪄먹는 것이 좋다.
나. 도시가스 요금 줄이기
집에서 도시가스가 들어가는 것은 보일러와 가스레인지 두 군데다. 용도로 따지자면 난방과 급탕, 그리고 조리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조리할 때 쓰는 가스는 사실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4식구가 하루 세끼 꼬박꼬박 해 먹는 우리 집도 그렇다. 난방과 급탕 위주로 생각해 보자.
1) 난방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난방비다. 추우면 난방을 해야 하니까. 그런데, 보일러를 돌리는 것보다 먼저 해결할 것이 있다. 단열 문제다. 웃풍을 막는 것이다. 신축 아파트라고 모두 웃풍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퉁이 끝 집이나 공조실 위치 등의 이유로 냉기가 들어오기도 한다.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난방을 아무리 많이 해도 따뜻한 기운이 다 새어나가 돈은 돈대로 들고 춥기는 마찬가지다.
가) 단열
먼저 오래된 창호라면 빈틈을 막아야 한다. 스폰지나 고무 등 다양한 소재의 문풍지를 구입해 새시의 틈을 막아 외풍을 차단해야 한다. 대문도 예외는 아니다. 대문에도 문풍지를 붙여 새어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아준다. 중문이 있어도 대문에서 일단 막아주는 것이 좋다. 방충문은 벌레만 막아주지 않는다. 문풍지를 붙였어도 방충문이 있다면 자기 전엔 방충문도 닫아주자. 의외로 효과가 좋다.
유리창 안쪽에 뽁뽁이를 붙인다. 유리창을 깨끗이 닦은 다음,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붙이면 잘 붙는다. 단면보다 이중으로 된 뽁뽁이가 단열 효과가 더 좋다. 어떤 집은 창문틀까지 뽁뽁이 비닐을 붙여버리는데, 그렇게 되면 환기를 못 시키고 답답하다. 창틀은 문풍지로 해결하고, 뽁뽁이는 유리에만 붙여도 된다. 베란다 유리, 방, 거실 모든 유리에 뽁뽁이를 붙인다. 여름에도 뗄 필요 없다. 바깥에서 들여다보이지 않아 좋고, 에어컨을 틀었을 때도 냉기를 잡아준다.
창에는 커튼을 다는 것이 단열에 좋다.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 여름에는 냉방으로 시원해진 공기를 뺏기지 않아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베란다 바닥이 타일이라면 코일 매트나 은박 돗자리 등을 까는 것도 단열에 도움이 된다.
나) 보일러 설정
출근하면서 외출로 해놓고 퇴근해 들어와서 보일러를 가동하는 집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오히려 가스요금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꽁꽁 얼었던 집을 데우기 위해선 그만큼 많은 가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온도로 맞춰 놓든지, 아니면 타이머를 맞춰 놓고 출근하는 편이 가스비는 덜 들이고 오히려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몇 도로 맞춰놓아야 하는지는 집집마다 다르다. 쉬는 날 하루 보일러 모니터를 관찰해 본다. 우리 집은 보일러를 안 틀어도 22도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낮에는 22도, 자기 전엔 23도에 맞춘다. 자기 전에 23도로 맞추는 것은 큰애 방이 모퉁이 방이어서 춥기 때문이다. 외출할 때는 그냥 나가거나 20도에 맞춰놓고 나간다. 20도에 맞춰놓는 것은 너무 추울 때 실내 온도가 혹시 함께 떨어져 보일러가 빈집에서 마구 돌아가거나 반대로 너무 추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어느 정도는 유지되어야 가스가 덜 들어간다.
하지만 보일러를 틀지 않으면 실내 온도가 15, 6도로 쭉쭉 떨어져는 집이라면 시간을 두고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8시간 간격으로 타이머를 맞추고 일주일 정도 가스 소비량을 관찰해본다. 그다음엔 원하는 실내 온도로 설정해두고 또 일주일간 가스 소비량을 측정해 본다. 두 가지 방법으로 실험해보고 가스 소비량이 적은 쪽으로 보일러를 설정해두고 쓰면 된다.
우리 집의 경우 12월분 가스요금은 타이머(낮에는 끄고 밤에만 5, 6시간 간격으로 설정)를 사용한 것이고, 1월에는 잘 때만 23도, 나머지 시간은 22도로 맞추고 지낸 결과다. 모퉁이에 있는 방 하나가 추워서 22~23도로 설정했지, 그렇지 않았으면 더 낮게 설정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
2) 급탕
보통 가스비를 걱정할 때는 난방비를 줄이려고 하지만, 사실 가스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급탕비다. 미지근한 물도 뜨거운 물도 가스비가 나오는 것은 마찬가지다. 온수 조절을 저-중-고 중에서 ‘저’로 맞춰놓고 쓰면 그만큼 물을 데우는데 가스가 덜 들어 가스비 절약에 도움이 된다.
급탕비를 줄이는 또 하나의 소소한 팁은 더운물을 쓰는 일은 몰아서 하는 것이다. 찬물을 끓이는 것보다 미지근한 물을 데우는 게 가스가 덜 든다. 식구들 샤워 시간이 비슷하면 연달아 한다든지, 샤워를 하고 설거지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하면 물을 데우는 동안 찬물을 틀어놓고 흘려버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상수도 사용량도 줄어든다.
3) 복장, 소품, 기타
복장이라고 하면 좀 우습지만 겨울철 실내화는 필수인 것 같다. 아파트는 실내가 따뜻해도 바닥은 찬 경우가 많다. 특히 마룻바닥도 아니고 콘크리트 바닥은 더 차다. 양말을 신고 실내화를 신자. 찬 바닥이 느껴지면 더 춥고, 보일러를 한 번이라도 더 틀게 된다. 바닥의 따끈함을 맛보면 거기 길들게 되긴 쉽다. 온돌의 마력이란…. 옷을 얇게 입고 난방을 하지 말고 옷을 따뜻하게 입고 그래도 추우면 난방을 하자. 수면 잠옷이나 얇은 패딩 조끼는 필수다. 그래도 추우면 히트텍이 있다.
남향집은 난방비가 크게 절약된다. 정남향이 아니라도 괜찮다. 일단 남쪽을 향해야 한다. 동남향 집은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하게 만든다. 남서향 집은 해가 질 때까지 볕이 들어오는 장점이 있는데, 여름에는 이것이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저녁때까지 해를 받아 계속 달궈지기 때문이다.
북향집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해는 동쪽에서 떠서 남쪽으로 기울면서 올라가 서쪽으로 진다. 한 번도 해를 구경하는 일이 없는 게 북향집이다. 해만 안 드는 게 아니다. 몰아치는 북풍이 쏟아져 들어온다. 겨울이면 춥고, 습해 결로현상이 생기며, 빨래도 잘 마르지 않는다. 곰팡이가 생기기도 쉽다. 집이 어둡다. 옛날부터 북쪽으로 산을 등지고 남쪽으로는 툭 터진 집을 명당이라 선호하는 것은 우리나라 기후를 염두에 둔 과학적 선택이었다. 북향집은 늘 조명을 밝히고 건조기, 제습기를 돌려야 한다. 전기요금이나 난방비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고, 사람이 우울해지기도 쉽다. 집값이 싼 것을 빼놓으면 장점이 없다.
난방비 관리비 아끼면서 따뜻하게 겨울나기 방법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우리 집에서 쓰는 방법들인데, 이렇게 해서 전기요금은 공동전기료 포함해 4만 원, 가스요금은 8만 원대가 나왔습니다. 1월분 요금은 9만 원 정도 나올 것 같습니다.
3, 40평대 이상 아파트에서 거주하시는 분들을 위해 글을 하나 소개합니다. 여러 실험을 통해 32평에서 45평으로 이사했는데도 훨씬 따뜻하게 지내면서 난방비는 비슷하게 내고 있다고 합니다. 모쪼록 많은 분께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 가스보일러 각 설정에 따른 난방비(가스요금) 절약 실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