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손으로 눈을 비비면 안 될까?

왜 손으로 눈을 비비면 안 될까? 눈 비비지 마라. 어릴 때부터 듣던 말이다. 하지만 졸리거나 눈이 간질거리면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무심코 눈으로 손이 가게 된다. 왜 손으로 눈을 비비면 안 되는지, 대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1. 왜 손으로 눈을 비비면 안 될까?

눈을 손으로 비비면 안 되는 이유는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져 감염을 일으키거나 눈에 상처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 유행성 각막염, 결막염, 아폴로 눈병

날이 더워지면 감기를 일으키는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각막염, 또는 유행성 결막염 위험이 높아진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거나 뭐가 들어간 것처럼 불편해진다.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두통, 설사를 함께 하기도 한다. 잠복기는 대개 1주일 정도다.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리는 출혈성 결막염 역시 같은 아데노 바이러스로 인한 것인데, 갑자기 눈에 통증이 느껴지고 눈물이 쏟아지며, 눈이 부시면서 이물감이 느껴진다.

일반적인 유행성 각, 결막염이 그저 충혈되는 정도에 머무는 데 비해, 아폴로 눈병은 정말 출혈이 일어나므로 24시간 이내에 흰자가 빨개지고 점점 커진다. 열이 나거나 기운이 없고 온 몸의 근육이 아프기도 한다. 잠복기가 짧고(8-48시간) 금방 전염되지만, 경과가 짧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눈병에 걸린 사람의 눈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매개체가 된다. 눈병 걸린 사람과 직접 접촉을 하거나 환자가 만진 물건을 만져서 옮게 된다. 감염력도 강해 이불이나 베개, 수건, 컵, 대중 교통기관의 손잡이 등 여럿이 쓰는 물건을 통해서도 옮는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손으로 눈을 비비면 절대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나. 알러지

유행성 결막염이나 각막염이 아니더라도 눈을 비벼 자극을 줘 알러지성 염증이 될 수 있다. 다른 이유로 생긴 알러지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다. 각막 손상

눈을 비비면 눈에 압력이 가해진다. 그렇게 되면 각막에 상처가 생기거나 변형되기도 한다. 눈 비비는 습관은 비문증을 일으키거나 각막을 얇게 만들어 나중에는 원추각막, 각막수종, 영구적 시력 손상이라는 무서운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아직 각막 성장이 끝나지 않은 어린이는 각막이 변형되어 난시를 일으키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

라. 눈꺼풀 염증이 생긴다

눈꺼풀 주위를 속눈썹이 둘러싸고 있는데, 눈을 보호하기 위한 지방층을 만들어내는 마이봄샘이 여기 있다. 손으로 눈을 만지면 여기 조르르 위치한 20여 개의 마이봄샘이 차례로 감염되어 안검염(포도상구균 감염, 지루성 피부염)을 일으킨다.

손으로 눈을 만지는 것은 물론이고,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눈화장이 말끔하게 지워지지 않아 발생하기도 한다.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안검(눈꺼풀)염증이 생기면 속눈썹이 자꾸 빠지고 눈이 충혈되며 눈꺼풀이 붓는다. 눈꺼풀의 피부가 각질을 일으켜 얇게 벗겨지기도 하며, 분비물이 하얗게 소금처럼 말라붙기도 한다. 안구 건조가 심해져 괴롭다. 잘 낫지 않고 재발하기 쉬워 끝까지 잘 치료해야 한다.

마. 눈 주위 물사마귀

눈을 비벼 눈꺼풀에 자극이 가해지면 눈 주변에 물사마귀나 쥐젖 같은 것들이 생기게 된다. 처음엔 자잘한 것이 한두 개 생기지만, 금방 번져나간다. 절대 손으로 눈을 건드리면 안 된다.

눈 주위 사마귀는 시력 손상 위험 때문에 피부과에서도 해주지 않는다. 꼭 제거해야 한다면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바. 안검하수

노화로 눈꺼풀이 늘어지면 안검하수로 인한 시력 저하 때문에 쌍꺼풀 수술하는 어르신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손으로 눈을 비비면 젊은 나이에도 안검하수가 올 수 있다. 특히 알러지를 일으켜 눈이 붓고 가라앉기를 반복하다 보면 탄력을 잃어 노인 못지않은 상태가 되므로 절대 눈을 비비면 안 된다.

사. 코로나19

위에서 봤듯 유행성 결막염을 일으키는 것은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눈은 비루관으로 코와 연결된다. 코로나19 역시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코로나19 환자의 비말(침방울)이 결막에 닿으면 비루관을 통해 코로 들어가면 희박하기는 하나 감염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왜 손으로 눈을 비비면 안 될까? - 눈비비는 어린이
왜 손으로 눈을 비비면 안 될까?

2. 눈 비비지 말고 이렇게 하자

그러고 보니 눈을 비비기는커녕 눈곱이나 빠진 속눈썹을 뺄 때도 손으로 건드려서는 안 될 것 같다. 손을 씻거나 소독해도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100%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가. 청결

이렇든 저렇든 손 씻기는 위생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기본 방법이다. 환자는 병이 퍼지는 것을 막고, 건강한 사람은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콘택트렌즈나 눈화장을 하는 사람, 어린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나. 인공 눈물

눈이 건조하거나 뭔가 자극이 오면 눈이 더 가려운 법이다. 이럴 땐 인공눈물을 넣는다. 눈이 촉촉해지면 덜 가렵고, 알러지 성분이나 미세 먼지 등을 씻어낼 수 있다.

인공눈물은 일회용이 좋다.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고, 자칫 눈에 닿아 재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번 쓰는 것보다 비싼 편이다. 안과 갈 때 처방받아두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 눈 찜질 + 눈꺼풀 닦기

저녁 세수를 마치고 온찜질을 한 다음 눈꺼풀을 닦으면 마이봄샘이 막혀 안검염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미 안겸염이 걸렸을 때에도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

깨끗한 물수건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눈 위에 올려도 되고, 눈 맛사지기의 온열 기능을 이용해도 된다. 눈꺼풀을 닦을 때는 블레파졸 같은 눈꺼풀 세정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알러지로인한 안검염으로 안과에 갔을 때 추천받은 제품이다.


‘왜 손으로 눈을 비비면 안 될까?’ 에 대한 이유와 ‘눈 비비는 대신 어떻게 할지’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알러지 염증이 잘 생기는 편인데요,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네요.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눈병 앓지 말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코로나 앓고 갑자기 귀가 잘 안 들린다? 서두르세요